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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극장]배추·양배추 만남이 만든 꽃은? 이를 밝혀낸 한국인 학자는? 작성일 2023-02-24 조회 9571 번호 95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고등학교 식물 시간에 배운 멘델의 유전 법칙이죠. 자식이 부모의 특징을 닮는 유전현상을 설명하는 이 이론은 다윈의 진화론과 결합해 현대 생물학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배추와 양배추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진화론에 따르면 이런 이종교배로는 생식능력을 갖춘 새로운 종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동종교배를 통해 생겨난 자손들이 자연선택을 거치며 분화되는 방식으로만 새로운 종이 생겨난다고 배웠죠..

 

그런데 배추와 양배추가, 그것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만나 새로운 종을 만들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에이 말도 안 돼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봄이면 제주도를 노랗게 물들이는 꽃이 있죠. 바로 유채꽃. 이 유채꽃이 바로 배추와 양배추가 만나서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유채꽃의 아빠·엄마가 배추와 양배추. 동서양의 우연한 만남이 너무나 어여쁜 꽃을 탄생시켰다는 거죠.

 

그런데 더 놀라운 점도 있습니다. 유채꽃의 탄생비밀을 밝힌 사람이 한국 출신이라는데요. 바로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 교과서나 위인전에서 한 번 쯤은 봤던 바로 그 이름이죠. 그런데 우 박사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뭘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화면캡쳐>


지난 16일에 방영된 SBS TV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제목은 매국노가 낳은 애국자'입니다.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제목이죠. 그런데 우 박사의 아버지는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던 우범선. 을미사변 후 일본으로 도망갔다가 한국인 친구에게 암살당한 인물이죠. 이런 아픈 과거를 지닌 우 박사는 어린 시절 '센진노코(조선 놈의 자식)이라고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지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도쿄제국대학 농학 실과에 입학했는데, 한 경연회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으로부터 아버지가 매국한 것에 속죄하고 싶소? 그럼 성을 바꾸지 말고, 조선을 위해, 조선의 독립을 위해 사시오라는 꾸짖음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화면캡쳐>


이후 우 박사는 아버지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온몸을 받쳤다는 거죠. 그래서 가장 먼저 연구의 열매를 맺은 것이 바로 페튜니아. 화려하고 상품 가치가 높은 겹꽃 페튜니아 종자를 개발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36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요. 이 박사학위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당시 진리처럼 여겨지던 찰스 다윈의 '진화론'의 오류를 지적했기 때문이라는데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연 상태에서 이종교배를 통해 다른 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죠. 그 증거가 바로 유채꽃이라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알싸한 맛으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갓김치의 갓도 배추와 흑겨자의 교잡에서 나왔다는 것도 우 박사가 밝혀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이론은 현대 육종학의 밑거름이 됐고 우 박사의 성을 따서 우의 삼각형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군요.

 


<사진출처: SRICEO>


더 나아가 우 박사의 이론은 현대 철학계도 뒤집어 놓았다고 합니다. 왜냐면 그동안 제국주의 국가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악용해서 자신들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었거든요. 적자생존에 따라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정복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라고 주장한 것이죠. 하지만 우 박사가 발견한 우의 삼각형은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죠. 서로 다른 종이 만나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는 것은 모든 생명 하나하나가 다 가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식물학이 철학·정치학에까지 영향을 준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해방 후 일본의 회유를 물리치고 아내와 자녀를 일본에 남겨둔 채 한국에 온 우 박사 덕분에 현재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졌다는 데요. 대표적인 것이 김치. 김치를 만들 때 쓰는 배추는 일제 강점기 때만해도 현재 우리가 먹는 배추와는 사뭇 달랐다고 합니다. 키만 멀뚱하게 크고 속이 차지 않은 시금치 비슷하게 생긴 반결구배추였다는 거죠. 그런데 우 박사가 같은 종이라도 혈연이 먼 것들 사이의 조합일수록 우수한 성질을 지닌다는 잡종 강세 현상을 이용해 배추의 품질을 개량했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귤도 제주도의 따뜻한 기후에 맞게 대량생산 할 수 있도록, 무와 감자도 병충해에 강하고 일정한 크기로 자랄 수 있도록 우 박사가 개량했다고 합니다. 어떤 품종을 어떻게 개량해야 많은 국민들이 잘 먹을 수 있을지를 연구한 결과였죠.

 

그런데 우 박사를 가장 널리 알린 것은 뭐니뭐니해도 씨없는 수박이잖아요. 그런데 정작 이것은 우박사가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 박사의 이론에 따라 일본인이 만들긴 했지만요. 그런데 왜 우 박사가 씨없는 수박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을까요?

 

당시 우리 농민들이 우박사가 만든 우량 품종을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칫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이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우 박사는 농민들에게 씨없는 수박을 보여주며 육종학의 필요성과 우수성을 알렸다고 합니다. 덕분에 우리 농민들이 우박사가 개량한 배추와 무, 감자, 귤 등을 심기 시작했다는 거죠. 대단하죠.

 

1959년 돌아가시기 직전에 병상에서 문화 포장을 받았던 우 박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조국이 드디어 나를 인정해주었군요. 기쁩니다."

 

앞으로 김치를 먹을 때마다, 잘 익은 귤을 먹을 때마다 맛있는 무와 감자를 먹을 때마다 우 박사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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