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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포생산팀 김민규 사원 작성일 2023-04-14 조회 9363 번호 120

20229월에 입사한 김사원. 한국 나이로 25세이니 우리 회사에서 가장 막내가 아닐까 합니다. 아직도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그는 모교인 연암대 원예과 교수님의 추천으로 입사 지원을 했고 현재 식물세포를 배양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입사 전 직장 생활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먼저 취직한 친구들이 매일 야근하고 팀장이 강제로 권하는 술을 마시고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죠.

 

바이오에프디엔씨에는 그런 문화가 없어요. 전체 회식은 아예 없고 팀 회식도 많아야 분기에 한 번, 그것도 원하는 사람만 참여하고요. 술자리에 강제로 끌려갈 각오까지 했는데... 막내라 그런지 선배, 상사들이 잘 대해주시고 질문을 하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십니다. 원래 회사가 다 그런 건가요? 우리 회사만 그런 거 맞죠?”

 

식물세포생산은 말 그대로입니다. 다만 식물세포를 키워서 이동시키는 작업 즉 계대 배양이 있고 식물세포를 신규 유도하는 작업이 있다고 합니다. 계대 배양의 경우 플레이트에서 플레이트로, 플라스크에서 플라스크로, 또는 플라스크에서 반응기로 옮겨 대량으로 세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세포를 선별해 좋은 세포만 늘리는 작업도 포함되고요.

 

신규 유도는 외부 식물체를 계대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하는 작업입니다. 종자로 하거나 식물체로 하거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신입이라 작업 속도는 느리지만 세포 오염을 막는 꼼꼼함, 오염을 차단하는 생활 습관이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평소 손을 자주 씻고 옷도 자주 세탁해서 갈아입고... 작은 습관과 행동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식물세포를 다루는 연구원으로서 김사원의 새로운 포부가 있습니다. 실험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공부를 더 하고자 합니다. 전문 학사 단계에서 일반 학사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목표입니다. 회사에 다니며 공부를 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김사원은 방통대 입학이나 4년제대 야간-주말 과정을 고려 중입니다. 생물과학, 분자생물학을 더 알고자 합니다.

 

15분 남짓 이야기를 해보니 김사원의 포스가 심상치 않습니다. 젊은 나이에 일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열정과 실행력도 그렇지만 또래와는 사고 방식이나 습관이 너무나 다릅니다. 그 흔한 아이돌스타나 요즘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네요. 영화, 만화, 스포츠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 참 유별난 친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겠죠?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경기 성남시에 살았어요. 유년 시절 성남 비행장 하천에서 매일 놀았는데 물고기 잡고 새우, 잉어랑 놀고... 친구들이 TV보고 만화책 볼 때 저는 그렇게 풀과 숲에서 자연과 놀았습니다.”

 

듣고도 잘 믿기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성남에 그것도 비행장에 하천과 숲이 있었다는 말도 그렇지만 성남비행장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구역이니 말이죠. 김사원은 아버지가 공군 부사관이라 비행장에 출입할 수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본격적인 개발 전이라 하천은 물론이고 녹지가 꽤 많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사원은 지금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좋아합니다. 특히 생존, 생물을 다루는 방송은 빼놓지 않고 시청합니다. 음악도 즐겨 듣는데 월정액을 내고 가요를 즐기는 게 아니라 라디오나 인터넷방송으로 클래식, 성악, 뮤지컬넘버, EDM 등의 장르를 흡수합니다. 정말 독특하죠?

 

독특한 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현재 수원터미널 인근에서 거주합니다. 즉 회사까지 오는 데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죠. 자취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재미있는 건 이런 사정 덕에 요리를 잘 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케이스라면 식구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데워먹거나 가끔 배달음식을 먹는 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평범함을 체질적으로 거부하는 김사원은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원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합니다. 퇴근 후 8시께 동네 마트에 도착해 9시까지 음식 재료를 삽니다. 주로 하는 요리는 고기 구이와 파스타. 소고기 채끝, 돼지 앞다리와 목살, 닭다리를 주로 굽습니다. 파스타는 토마토, 크림, 알리올리오 3가지 모두 즐깁니다. 그만의 비법이 있다면 다진 마늘이 아닌 통마늘을 투입하는 건데 식감도 좋고 냉장고에 오래 둬도 상태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고 하네요.



 

백종원 레시피를 검색해서 그대로 따라하면 더 쉽고 맛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백종원 식당이 맛있다고 해서 몇 번 갔는데 매번 내 입맛에는 맞지 않더라인터넷에서 알려진 레시피 4~5개를 살펴보고 공통으로 많이 들어가는 재료와 소스를 뽑아서 활용하는 게 나의 요리 비결이라고 귀띔하네요.

 

요즘 젊은이 같지 않은 김사원. 하지만 그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있으니 바로 게임. ‘발로란트라는 총싸움게임을 즐긴다고. 스트레스 해소에 게임만 한 게 없다고 강조합니다. 이에 꼰대 아재가 게임 많이 하면 과격해진다는 뉴스가 나오던데...”라고 하자 종교 단체에 속한 일부 개인이 일탈한다고 해서 종교 자체를 탓하지 않는다. 왜 유독 게임에만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다고 현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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