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프디엔씨에는 식물세포와 관련한 일을 하는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김 차장도 그중 한 분이고요. 주로 식물세포배양을 하는데 이는 연구에 필요한 원재료를 만드는 일이자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업무입니다.
현재 바이오에프디엔씨에서 개발한 식물세포는 250개 정도 됩니다. 이중 150~180종은 연구원들의 손을 자주 타는 세포이고요. 요즘은 비전문가들도 아는 산삼배양근을 비롯해 장미, 연, 에델바이스 등도 식물세포로 이미 활용 중입니다.
“식물세포 생산팀은 세포 배양 자체가 목적인 팀입니다. 타팀은 배양이 수단이지만요. ‘먹는 장미’가 우리 팀에서 만든 보물이에요. 진달래처럼 그냥 먹는 게 아니라 동물의 태반에 해당하는 태자세포를 배양해서 식품화하는 거죠. 일본에 수출할 만큼 안전성, 영양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4년 입사해 어느덧 10년차가 된 김 차장.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업무가 있다고 하네요. 동결보존실험에 참여하는 게 조그만 바람입니다. 본인은 돕는 차원에서 참여하고 싶다는 표현을 썼지만 그만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는 동료들을 배려하는 분이라는 인상이 드네요.
김 차장은 “얼린 마늘을 다시 녹여서 심으면 살아나는 게 동결보존 기술”이라며 “세포배양은 돌연변이나 오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작지 않은데 동결보존은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며 기술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여러 나라에 있는 이른바 종자은행도 동결보존 기술을 활용하고 있죠. 노아의 방주에 한 쌍의 동물들이 탔듯이 오리지널 씨앗을 동결보존하면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싹을 틔울 수 있는 멋진 기술입니다. 김 차장과 바이오에프디엔씨 동료들이 더 완성도 높은 동결보존 기술을 확보하기를 기대해봅니다.
김 차장은 고3, 중2, 초4 자녀 셋을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초4는 한창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시기인데 직장맘인 김 차장은 원더우먼일까요. 비결이 있습니다.
“친어머니와 함께 2층집에 살고 있어요. 아이들이 귀가하는 시간이 다 달라서 절대 혼자 케어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 덕에 가능한 일이죠. 아이들이 하교 후 학원에 가기 때문에 조금은 편한 면도 있죠. 그 덕에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나가요. 제가 회사 열심히 다니는 이유죠.”
회사 일과 가사 그리고 육아를 모두 해내야 하는 김 차장.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몸은 거짓말하는 법이 없죠. 1년여 전 김 차장에게 심한 어깨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글을 써야하는데 연필을 쥐지도 못할 만큼, 밥을 먹어야 하는데 젓가락을 쓰지 못할 만큼 아팠습니다. 정형외과 치료를 우선 한 뒤 1년 전부터는 필라테스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김 차장은 “남들은 살 빼려고 필라테스를 하는 줄 아는데 난 살려고 한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몸이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지만 회복하는데는 오래 걸려요. 필라테스도 요즘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왕이면 학원에서 배우기를 추천합니다. 필라테스 특성상 개인의 특성과 난이도에 맞춰서 동작을 해야 효과가 있거든요. 전문가의 조언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김 차장은 주4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주5일 근무가 원칙이죠. 그렇습니다. 하루를 더 자녀들과 그리고 회복 중인 몸에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유연 근무제 덕입니다. 물론 노동 소득이 소폭 줄어드는 걸 감수해야 합니다. 하루 빨리 국가 차원에서 주4일 근무제가 시행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