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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거리였던 ‘환삼덩굴’ 알고보니 보물 작성일 2023-08-18 조회 8596 번호 63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제공


잡초’. 일반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죠. 농부는 물론 도시텃밭을 가꾸는 사람들도 잡초는 무조건 뽑아버려야 한다고들 여기죠.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잡초의 가치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생태교란종’이 돈이 된다고?

 

최근 놀라운 뉴스를 봤습니다. 2019년 환경부가 특정지역의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다며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던 한 잡초가 큰돈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주인공은 ‘환삼덩굴’. 이름은 낯설지만 사진을 보면 아주 친숙한 잡초입니다. 농지나 텃밭은 물론 우리 주변 화단이나 공원 가, 심지어는 공사장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잎은 손가락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 같은 가시가 있습니다. 여기에 작은 삼처럼 생긴 뿌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삼과 일년생 잡초로 보통 3월에 싹이 트고 6~7월에 폭풍 성장하며 9월에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삼덩굴은 번식력이 너무 왕성해 농촌에선 악명이 높은데요. 덩굴로 뻗어나가 주변 식물을 고사시키기 때문이죠. 가시 많아 맨손으로 처리하기도 힘듭니다. 꽃가루가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고요. 그래서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는 오명을 뒤집어썼는데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제공


◆ 탈모 완화는 물론 항산화 능력까지

 

최근 환삼덩굴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연구결과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환삼덩굴 활용을 위한 3년여 간의 연구 끝에 탈모 방지 효능을 확인하고 최근 ‘환삼덩굴의 탈모 완화 및 방지 관련’ 신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연구소가 천연 탈모 방지 샴푸와 천연 헤어두피토닉 시제품을 제작해 민간연구소에서 인체 적용 실험을 했는데요. 탈락 모발 수 감소, 두피 탄력, 두피 표피 두께 등 탈모 방지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거죠. 환삼덩굴이 인류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인 ‘탈모’ 탈출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환삼덩굴 내에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는 것에 주목했는데요. 폴리페놀 물질은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제거하는 항산화 활성 능력이 우수해 피부노화 촉진 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환삼덩굴 추출물이 고혈압은 물론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에 효능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여기에 수면장애, 두통 등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낱 잡초인줄 알았던 환삼덩굴에 이런 놀라운 효능이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 동의보감에서는 귀한 약재 취급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이미 환삼덩굴을 잡초로만 취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환삼덩굴을 ‘율초(草)’라고 불렀는데요. 고혈압에 좋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방광염이나 신장염 등 신장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며 귀한 약재로 취급했다는 군요.


여기서 한 가지 생각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이 노벨 의학상을 받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죠. 그도 그럴 것이 말라리아 치료제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개똥쑥’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도 환삼덩굴로 인류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탈모 탈출을 가능하게 한다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제공


◆ 가치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식물

 

"잡초란 그 가치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식물이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철학자로 알려진 랄프 왈도 에머슨이 남긴 말이죠. 이 말처럼 지구상에는 있는 약 25만 종의 식물 중 기능과 성분이 확실히 밝혀진 것은 5%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15% 정도가 겨우 그 효능이 일부 드러나 있고 나머지는 전혀 그 효능에 대해서 밝혀진 바가 없다는 군요. 환삼덩굴처럼 뒤늦게 가치가 알려지는 잡초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길가에 있는 이름 없는 잡초가 정말 소중히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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