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경사는 새로운 기술 개발 성공입니다. 식물에서 성장인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인데 세포배양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지난 6일 유전자변형 식물세포를 이용해 산업용 EGF 생산에 성공하고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위해성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GF는 상피세포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의 약자로, 세포생장 촉진 물질을 뜻합니다.
그동안 세포배양을 하려면 소태아혈청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소태아혈청에는 세포 성장을 위한 영양소, 성장인자, 호르몬 등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소태아혈청은 말 그대로 소 태아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고 동물복지와 같은 윤리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태아혈청을 생산하려면 임신한 암소 자궁에서 소태아를 적출해야 합니다. 이후 적출한 소태아 심장에 바늘을 꽂아 혈액을 채취한 뒤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게다가 소태아혈청은 생산이 쉽지 않아 공급이 항상 부족했죠. 무엇보다 소태아혈청은 동물 유래 성분인 만큼 바이러스 감염이나 미생물 오염 위험이 있습니다. 태아로부터 추출하기 때문에 제품 간 발생하는 품질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입니다.
소태아혈청은 현재 ℓ당 130만원 수준입니다. 비싸지만 공급이 부족해 최근 2년 새 가격이 2배나 올랐습니다. 분자생물학, 면역학, 의학 등 바이오 전 분야에서 세포배양을 하는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어서 덩달아 소태아혈청의 수요도 급증세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무혈청 배양액입니다. 소태아 혈청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적으로 배합한 세포 배양액을 말하는데 안타깝게도 대체제로 쓰이기엔 한계가 컸습니다. 해조류, 독도새우, 스피롤리나 등에서 영양분을 추출해 무혈청 배양액 제조를 시도했지만 소태아혈청에 포함된 성장인자를 화학적으로 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결국 무혈청 배지와 소태아혈청을 섞어서 배양액을 만들어 비용을 낮추는 시도가 나왔지만 여전히 화학적 재현이라는 큰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바이오에프디엔씨가 벽을 뛰어넘었습니다. 식물세포 플랫폼 기업답게 식물에서 성장인자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거든요. 여기서 생산된 성장인자를 이용하면 값비싼 소태아혈청을 대체 가능할 전망입니다. 소태아혈청의 세계 시장규모는 3280억원에 달하며 국내 시장은 70억원대입니다.
식물유래 성장인자는 동물유래 소태아혈청과 달리 바이러스·병원체 감염이나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낮고 균일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앞서 바이오에프디엔씨는 박테리아에서 유전자재조합기술로 생산된 성장인자들을 재조합해 간엽줄기세포의 무혈청 배지배양액을 개발해 특허(제 101108847호)를 보유 중입니다.
식물세포 유래 성장인자는 의료·피부미용 시장에서도 고성장이 예상됩니다. EGF(성장인자)는 피부에 상처가 나면 자연적으로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역할을 하며 피부의 재생과 탄력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GF는 화장품에도 널리 사용되는 성분으로 피부의 주름이나 색소 침착을 개선하고 피부를 건강하고 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죠.
해당 기술은 우리의 먹거리 혁신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40g 내외의 배양육 햄버거 패티를 생산하는 데 소태아혈청 50ℓ가 필요합니다. 우리 돈으로 6685만원이 들죠. 하지만 성장인자 식물세포주 개발 기술 덕에 햄버거 가격은 아주 저렴해집니다.
무엇보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성장인자는 식물세포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비건 인증이 가능합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인증 배양액을 출시한다면 글로벌 세포배양육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케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2014년도 세포 배양시장은 약 7조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평균 19.7%의 성장을 이어가 2019년에는 17조원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