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세포보다 안전성도 뛰어나 상용화 성공땐 세계 첫 사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원료 사업을 해온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식물세포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선다. 식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바이오의약품이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다.
"식물세포로 단백질 대량 생산 가성비 좋은 항암제 개발할 것"
모상현 바이오에프디엔씨 대표(사진)는 30일 “원하는 단백질이 나오도록 식물세포를 설계하는 기술과 이 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 모두를 확보했다”며 “위암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항체치료제와 같은 대부분의 바이오의약품을 구성하는 건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데는 햄스터의 난소에서 얻어낸 세포인 초셀이 주로 쓰인다. 약물로 쓰이는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개량한 초셀을 혈청과 성장인자를 이용해 배양하면 이 단백질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해 단백질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식물세포는 인수 공통 감염병 우려가 없다. 세포 먹이로 설탕을 쓰다 보니 배양 비용도 초셀 대비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식물세포는 동물세포의 단백질 생산량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게 단점이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유전자를 편집한 식물세포에서 어떤 단백질이 생성되는지를 알 수 있는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모 대표는 “고주파로 식물세포를 자극해 원하는 단백질의 생산량을 늘리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며 “한두 달이면 세포 배양으로 원하는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기술로 위암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세계 1위 향수 기업인 스위스 지보단이 주요 주주다. 전략적투자자(SI)로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지분 10%를 갖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동백꽃에서 얻어낸 항염증·항노화 소재를 식물세포 배양 방식으로 생산해 이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8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지보단의 향수 시장 점유율은 20%에 이른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 29일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내년 2월 상장이 목표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