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포 플랫폼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에쿼티 스토리(상장 청사진)'를 내세운다. 주력 사업인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이 국내에선 생소한 만큼, 구체적인 사업성과, 계획 제시로 투자심리를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에프디엔씨는 1월 24~25일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3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3000~2만9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039억~2571억원이다. 회사는 공모가 확정 뒤 2월 9~10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공모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 성과와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물세포 설계 기술을 보유했지만, 투자자에게 구체적 사업내용, 성과를 알리지 못해서다. 일단 시장은 바이오에프디엔씨 에쿼티스토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식물세포 플랫폼은 녹색 식물에 존재하는 식물세포주를 배양 후 유효·약리물질 등 사용 목적에 맞게 설계·제조하는 기술이다. 현재 식물세포주 약 250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미가상세포(Rose GEM)' 등 화장품 원료를 생산한다. 최근 향수·향료 업체 지보단과 공동연구개발 협력을 맺고 매출처도 확대하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2018년 매출액 59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매출액 73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67.64%→38.73%), 차입금의존도(24.58%→15.65%)도 낮췄다. 기술성장기업 상장을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해당 상장요건은 대부분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활용한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기술력과 성장성 모두 강조하는 셈이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의약품 등 사업 분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 296억원 중 약리물질 연구개발(R&D) 24억원,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 등 제조설비투자에 246억원을 투입한다. 최근에는 툴젠으로부터 'CRISPR 유전자 가위' 활용 권리를 얻으며 원천 기술도 확보 중이다.
바이오에프디엔씨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이 동물식포에서 식물세포로 대체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유전자 편집 기술이 접목된 식물세포주 설계 기술로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주관사 DB금융투자도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다. DB금융투자는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주당 평가가액 산출을 위한 2023년 추정 순이익을 147억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8억원을 크게 웃돈다. 다만 할인율은 2019년 이후 기술성장기업 평균(22.25%)보다 높은 28.85%로 책정하며 고평가 논란을 대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공모 과정에서 사업 특성상 일반 투자자들이 구체적인 사업성과, 계획을 알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에쿼티스토리 제시에 집중하는 것도 접근성을 낮춰 공모 열기를 이끌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