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포로부터 펩타이드·단백질 생산
화장품 원료를 시작으로 의약품으로 영역 확대
"협력프로젝트 상업화 늘며 매출 급성장"
올 1분기 매출 44억...연간 전망으론 지난해 2배 성장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가 세계 최고 수준의 식물세포 배양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현실화하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는 22일 올해 1분기 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19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매출 37%에 육박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올해 매출액이 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에디엔씨의 지난해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단백질·펩타이드 혼합물(성장인자) 44억원, 단백질·펩타이드 22억원, 화장품(단백질·펩타이드 혼합물이 주성분) 5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식물세포로부터 단백질·펩타이트 생산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데는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단백질과 펩타이드 모두 식물배양을 통해서 생산했다는 점이다. 단백질은 50개 이상의, 펩타이드는 50개 이하의 아미노산 조합이다. 지금까지는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인간과 같은 동물로부터 생산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졌다. 거의 모든 바이오의약품 제조가 동물세포배양에서 얻어진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이러한 단백질 생산 공식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이정훈 바이오에프디엔씨 식물세포연구소 부사장은 “식물세포에 단백질 발현 유전자를 삽입한다”면서 “이후 식물세포를 배양한 뒤, 분리·정제를 거쳐 필요로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에프엔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물세포에 고주파를 쏘는 방식으로 배양한다. 이렇게 고주파 처리된 식물세포는 대조군 대비 유효물질 함유량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25배까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주파는 파형이 큰 소리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고주파 처리 기술은 기존 식물세포 배양에서 쓰이던 화학요법에 비해 비용, 적용범위, 확장성, 유전자발현율 등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국내외 화장품 회사에 원료·완제 공급
이 부사장은 “식물세포배양 비용은 동물세포배양의 1/10 수준”이라면서 “아울러 세균·효모 등 동물세포 배양 시스템에선 동물성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지만, 식물세포배양은 이 같은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단백질 발현양에서 동물세포와 식물세포 간 2~3배 차이가 나지만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식물세포의 분리정제 공정은 동물세포 공정에 비해 단순하다. 그 결과, 식물세포 배양이 동물세포배양 대비 배양규모, 배양단가, 배양시설 구축비용, 유지비용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식물세포 배양을 통해 고품질의 펩타이드·단백질을 가성비있게 생산해내자, 화장품 회사들이 앞다퉈 손을 내미었다. 기능성 화장품들 상당수는 성장인자를 주성분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대표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등도 바이오에프디엔씨로부터 성장인자를 공급받는다.
뿐만 아니라, 세계 향수 1위 업체인 프랑스 지보단을 비롯해 일본 긴자토마토, 중국 시얀리 등이 바이오에프디엔씨로부터 세포주·배양원료 등을 공급받고 있다. 급기야 지보단은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지분 8.46%를 사들여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사장은 “화장품 원료·완제품 등에 대한 공동개발되던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상업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식물기반 치료제 개발로 ‘퀀텀점프’ 노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현재 줄기세포촉진제, 방광배뇨개선제(건강기능식품), 요실금치료제, 위암·위염치료제(신약) 등을 개발하고 있다. 줄기세포 촉진제 시약은 당장 올해부터, 방광배뇨개선제는 내년부터 각각 사업화를 예정하고 있다.
위암·위염치료제는 현재 타깃 단백질에 대한 효능을 확인하고 식물세포주를 개발하고 있다. 이후 당근세포주에서 발현한 단백질의 독성·효능 평가 등의 단계를 밟아 오는 2024~2025년경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식물기반 바이오의약품이 상용화된 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 미국 맵바이오파마가 담배를 기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지맵’(Zmapp)을 상용화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이 외 현재 약 20건의 식물기반 치료제 임상이 미국, 독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 중에 있다. 적응증별로 살펴보면, 리노바이러스, 관절염치료제, 항충치, 에이즈바이러스, 림프종 치료제 등 다양하다.
이 부사장은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식물세포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했다”면서 “여기에 매년 화장품 원료·완제 매출의 빠른 증가로 현금창출력까지 확보했다. 식물 기반 치료제 개발을 지속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에프디엔씨는 현재까지 식물세포 관련해 60여 편 이상의 SCI급 학술지 논문 게재, 104개의 특허 등록, 250여 개 식물세포주 개발 등의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했다.
김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