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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교차 3분기 실적...부채 장수와 우산 장수가 생각나네 작성일 2022-11-13 조회 8767 번호 122
제약-바이오는 누가 뭐래도 한국은 물론 주요 선진국의 다음 먹거리임이 분명하죠.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 규모를 보면 다음 먹거리가 아니라 현재 먹거리라고 봐도 되겠네요. 분명한 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세균, 바이러스 그리고 각종 질환은 꾸준히 변신하고 버텨댄다는 사실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약과 치료 물질을 만들어내는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바이오는 현재 먹거리이면서 다음 먹거리일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게 마련입니다. 애독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제약-바이오 기업 주식을 가진 분들이 적지 않을텐데 다 그런 연유에서죠. 하지만 수익률을 따져보면 한숨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산업 특성상 연구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2022년 봄부터 시작한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자금 이동이 어려워졌고 이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큰 타격을 줬고 주가 역시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조근 안심해도 될 듯합니다. 3분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고 매출을 올렸고 덩달아 주가도 오랜만에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장사도 잘했지만 킹달러 효과(고환율)를 톡톡히 봤거든요. 삼바는 연결기준 87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처음으로 3분기 누적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3247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바가 올해 제약-바이오기업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분기 내내 공장 가동률이 100%였다고 하니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자가면역치료제 ‘렘시마’를 공급하는 셀트리온도 매출 64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6% 올랐고 영업이익은 2138억 원을 기록하면서 28.1% 올랐습니다. 3분기 연결 누적 매출이 1조7733억원으로 연 매출 2조원 달성이 확실합니다. 크론병과 같이 드문 질환도 있지만 아주 흔한 류마티즘 관절염도 자가면역질환에 해당합니다.

중요한 건 삼바와 셀트리온 모두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작년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이 벽을 돌파했지만 ‘코로나’라는 100년 만의 특수를 누린, 아주 예외적인 사례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죠.

투톱을 제외한 제약사들 역시 나란히 분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올렸습니다. 한미약품은 매출 3421억원을 올리면서 처음으로 해외 유입 기술료를 제외한 분기 매출 34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종근당은 매출 3807억원으로 누적 실적 1조원을 넘겼습니다. 기존 신약들과 함께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 성장으로 매출이 늘었습니다.

대웅제약은 매출 3015억 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과 고지혈증 치료제가 효자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 기업들도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덩치를 더 키울 게 확실합니다.

수액 비중이 큰 JW중외제약은 3분기 매출 1684억원으로 13.7% 증가하면서 8분기 연속 분기 최대 매출을 새로 썼습니다. 보령제약도 고혈압 신약 성장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인 1876억원을 기록했고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을 출시한 HK이노엔은 3분기 매출 1982억원을 올렸습니다.

K제약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유한양행은 아쉽게도 영업 손실 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 적자로 전환했네요. 하지만 유한양행은 최근 임상 3상을 마치고 내년 중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 변경을 신청할 예정인 신약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의 호프, 송도의 자랑 바이오에프디앤씨 3분기 실적 추후 업데이트)


반면 코로나 수혜를 봤던 진단키트 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씨젠은 3분기 영업손실 322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동기(영업이익 1천286억원)와 비교해 큰 폭의 적자를 안았습니다. 600억원대 재고를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매출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수젠텍도 매출이 75%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진단키트 기업의 형님 격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런 와중에도 작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5512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2934억원)은 0.4%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 주력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적표도 좋지 않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1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8.7% 줄었고 매출도 58.8% 감소한 911억원입니다.

작년 코로나 백신 유통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녹십자도 3분기 매출이 1.3% 줄어든 4597억원, 영업이익은 31.7% 줄어든 4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치료제에 투자 중인 일동제약은 매출이 14.7% 늘어난 1632억원을 찍었지만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8분기 연속 적자를 확정했습니다.

부채 장수와 우산 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날이 맑으면 우산 장수 아들을, 비가 오면 부채 장수 아들을 걱정하던 어머니. 하지만 나중에는 날이 맑을 때는 부채 장수 아들을, 비가 올 때는 우산 장수 아들을 떠올리며 기뻐했다고 하죠.

바이오시밀러,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진단키트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저마다 장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3분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희비는 늘 교차하기 마련이고 다양한 기업에 분산 투자를 하면 부채장수와 우산장수의 어머니처럼 매번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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