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이오 분야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화단지 조성에 나섭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2월까지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합니다.
정부는 작년 5월 바이오 분야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한 데 이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특화단지를 조성, 지원하기로 했죠. 앞서 정부는 작년 7월 용인·평택 등에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의 7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처음 지정한 바 있는데 바이오 분야 단지가 지정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는 여기에 5년간 2조 2000억원을 풀어 세계적 수준의 클러스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바이오 분야 특화단지 지정을 희망하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은 2월 29일까지 특화단지 육성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산업부는 인프라·인력 등 성장 기반 확보 가능성, 첨단전략산업, 지역산업 동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할 계획입니다.
최종 지정은 국무총리 주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입니다. 산업부는 이달 두 차례 설명회를 열어 특화단지 지정요건과 절차, 육성계획서 작성 지침 등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따라 △신속한 인·허가 처리 △인력양성 △용적률 상향 △세액공제 혜택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우선반영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지원 △성능 시험장(테스트베드) 등 혜택을 받습니다.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공모할 수 있는 바이오 분야는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적용되는 동물세포 배양·정제 기술과 고품질의 오가노이드(인공 장기) 재생 치료제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적용되는 오가노이드 분화와 배양 등 2개 기술로 지정됐습니다.
그럼 어떤 지자체가 “저요!” 라고 손을 들었을까요. 크게 비수도권과 수도권 지자체로 나뉠 수 있는데 먼저 비수도권 후보부터 살펴봅니다.
이차전지 특화 단지를 거머쥐면서 주목받고 있는 전라북도가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전북도는 이번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로 지역의 강점인 그린바이오(농업·식품)에 이어 레드바이오(의료·제약)까지 바이오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인데 특히 오가노이드 중심의 레드바이오로 타 지자체와 차별화하겠다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전북도는 작년 하반기부터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며 바이오 특화단지 전략 수립에 나선 상태입니다. 전북형 레드바이오산업 발전 체계 조성 방안, 전북형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특성화 방안 수립 등 관련 연구용역도 추진했고요.
전북도의 강력한 비수도권 라이벌은 강원도입니다. 강원도의 춘천시와 홍천군이 함께 바이오 특화단지 공모에 신청할 계획입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최근 바이오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추진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춘천시는 홍천 국가항체클러스터와 연계해 융합 첨단바이오 의약산업 특화단지를 공동 유치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홍천군과 함께 유치를 위해 지역 내 기업·대학·연구소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고 춘천시는 기존 산업단지와 광판리 기업혁신파크를 대상 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의 의지도 만만치 않군요. 안동시는 작년 3월 ‘바이오 생명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된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바이오 특화단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포항도 바이오 특화단지 공모에서 오가노이드 분야 지정을 집중 겨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권 지자체의 경우 인천시와 경기도의 몇몇 지자체가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먼저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의 거점인 송도를 중심으로 바이오 원부자재, 소재·부품·장비 육성 거점인 남동지역, 바이오 글로벌 협력 거점인 영종지역을 연결하는 '바이오-트라이앵글 특화단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입니다.
인천시에는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제조하는 데 적용되는 동물세포 배양·정제기술의 바이오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비롯해 100여개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가 입주해 있죠. 또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앵커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는 등 집적화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송도바이오클러스터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전체 의약품 수출액의 42%를 담당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인천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죠. 하지만 인천의 약점은 인천이라는 점입니다. 즉 수도권 규제가 상대적으로 심하고 지역균형개발 여론이 부상하고 있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수원시는 바이오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광교에 '바이오 이노베이션밸리'를 조성할 계획인데 △바이오산업 특화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바이오 클러스터 거버넌스 활성화 등 3개 전략목표로 진행됩니다. 수원시는 바이오 클러스터에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광교 일대에는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 경기도 공공연구기관과 CJ의 R&D 허브인 CJ블로썸파크, SD바이오센서 등 바이오산업 기업, 아주대의료원과 성빈센트병원, 경기대·아주대·성균관대 등 다양한 바이오산업 관련 산·학·연 인프라가 밀집해 있죠.
고양시는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지난해 말 착공한 일산테크노밸리에 바이오 정밀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합니다. 이 의료클러스터는 바이오 정밀 의료분야 연구개발, 교육, 임상시험, 마케팅, 사업화까지 모두 가능한 산업 집적단지입니다.
성남시는 미래성장 동력인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바이오헬스 첨단 클러스터 조성 △바이오 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 △광역형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지원센터 △의료데이터 플랫폼 운영 등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는 총 사업비 약 9200억원을 투입, 정자동 옛 분당 주택전시관 부지 3만㎡와 인근 공원 부지 등을 포함한 9만9098㎡ 시유지에 조성합니다. 클러스터에는 바이오헬스 분야 선도기업과 강소·중견·중소·벤처·창업기업, 병원과 대학·기관의 바이오산업 R&D 센터 등을 유치할 예정이고요. 성남시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내 바이오 특화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관내 분당서울대병원과 차병원, 바이오 관련 기업 등과 힘을 모을 계획입니다.
시흥시는 최근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자문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자문단은 시흥시를 비롯해 서울대, 한국공학대 등 관내 대학의 교수들과 바이오 분야 전문가, 시흥도시공사·시흥산업진흥원 등 시 산하기관으로 구성했습니다.
시흥시는 인천공항과 가까운 데다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건립 예정) 및 시화국가산업단지 등 인프라를 갖춘 점을 내세우고 있죠. 또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배곧지구와 개발을 앞둔 월곶역세권 지역 등에 유휴부지가 많은 것도 강조합니다.
화성시는 지난달 30일 미국 펜실베니아 바이오기술센터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전에도 참여합니다. 앞서 작년 7월에는 외부자본 투자유치뿐 아니라 관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동반 성장을 위해 '테크노폴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협약'을 체결한 만큼, 바이오 특화단지를 유치해 바이오 중심도시로의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죠.
이들 지역 외에도 파주, 김포, 연천 등이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바이오 특화단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