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건강을 챙기겠다는 결심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운동과 다이어트는 물론 식단을 바꾸기도 하는데요. 육식을 줄이는 대신 채식을 늘리는 거죠. 아무래도 채식이 더 건강에 도움 되기 때문인데요.
이런 식단 조절이 우리 몸만 지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지구의 건강을 되찾아 주고 세계 GDP를 1%나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육식 절반도 줄여도 사망자 30% 감소
육식은 세계 식량 에너지 공급의 20% 미만을 차지하지만, 토지 이용과 수자원 사용, 생물 다양성, 온실가스 배출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큽니다. 이 때문에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면 식량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죠.
실제로 오스트리아 국제 응용시스템 분석연구소(IIASA) 마르타 코지카 박사팀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우유 소비량의 50%를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농지 면적이 12%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숲과 다른 자연 녹지 등의 파괴도 거의 중단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또 작물 재배지에 비료 등으로 투입되는 질소량은 거의 절반으로 감소하고 물 사용량 역시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런 효과를 종합하면 2050년 농업과 토지 이용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1기가 이산화탄소 환산 톤(GtCO₂eq/year)만큼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2020년 총배출량의 31%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덕분에 대기 질이 개선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최대 23만6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실외 대기 오염과 관련된 조기 사망은 무려 400만 명. 이줄 약 5분 1인 80만 명 가량이 육식위주의 식단을 뒷받침하기 위한 농·축산업 시스템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육식을 절반만 줄여도 사망자가 30% 가까이 감소한다는 것이죠.
이와 함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생물 다양성 손실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사용되지 않는 농경지의 산림 복원으로 얻을 수 있는 기후변화 완화 효과도 두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연구팀은 동물성 식품 50% 대체 시 생태계 파괴가 기존 예측의 절반 정도로 줄고 90% 대체 시에는 2030~2040년 생물 다양성이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서는 등 생물 다양성 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 몸은 물론 지구도 구할 수 있어
이뿐만이 아니죠. 채식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경제에도 도움을 줍니다. 깨끗한 공기는 농장에서 공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에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의 추정에 따르면 인류가 완전 채식으로 전환하면 전 세계 GDP가 1% 이상, 즉 1조3000억 달러나 증가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대기 질을 개선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의 건강과 경제에 유익하다. 따라서 우리는 식단 변화가 정책 메뉴에 확고히 포함되어야 한다. 더 많은 식물성 식단을 수용하는 것은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쯤되면 모두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 몸은 물론 지구와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죠.